팝콘처럼 톡톡 터지는 벚꽃, 진해는 온통 꽃대궐


심동혁·김정아 대리와 함께 떠난 진해 여행

팝콘처럼 톡톡 터지는 벚꽃, 진해는 온통 꽃대궐

진해는 한국 최고의 벚꽃 명소다. 지난 4월 초 진해에서 열린 군항제에는 30만 그루의 벚나무가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려 절정을 이루었다. 천안함 사건 때문에 해군 행사가 많이 축소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지만, 벚꽃은 눈이 아릴만큼 흐드러지게 피었다. 진해 토박이 심동혁 대리와 김정아 대리(K-water 경남지역본부)의 안내로 눈과 마음이 한껏 호사를 누린 진해 여행을 소개한다.
여행 가이드 심동혁·김정아 대리(경남지역본부) | 에디터 이정은 | 포토그래퍼 문덕관


 
꽃 중에서 가장 화려하게 피어나는 꽃을 꼽으라면 단연 벚꽃이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물동이 이고 가는 소박한 시골 처녀라면, 벚꽃은 뾰족구두로 한껏 멋을 낸 도시 처녀쯤 될까? 가지마다 팝콘처럼 톡톡 터진 꽃송이를 주렁주렁 매단 벚나무 가로수길 아래에 서면 그 화려함에 현기증마저 일 정도다.

벚꽃이 상춘객을 불러오는 데 한몫하자 여기저기서 벚나무를 심어 갖가지 행사며 축제를 여는데, 아직은 진해를 따라올 만한 곳이 드물다. 반백 년이 다 되어가는 연륜을 어찌 쉽게 따라잡겠는가.

벚꽃 축제의 큰아버지 격인 진해 군항제는 올해로 48회째에 접어든다. 지난 4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렸는데, 천안함 사건 때문에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 막이 올랐지만 여전히 많은 상춘객이 찾아왔다.

진해의 꽃 소식을 전하기 위해 출동한 K-water 사우는 경남지역본부의 심동혁 대리(경남운영처 시설관리팀)와 김정아 대리(경남관리처 경영팀). 두 사람 모두 진해 출신으로 진해시를 손바닥 보듯 훤히 꿰고 있었다.

“군항제가 열리면 온 시내가 사람들로 꽉 찹니다. 외지 사람은 벚꽃 보러 오고, 진해 사람은 외지 사람 구경하러 나오고…. 진해는 군사 시설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기 때문에 군항제 때 말고는 외지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거든요.”

심동혁 대리는 가로수가 모두 벚꽃인 진해 시내를 걸으며 “어릴 적에는 벚꽃보다 사람 구경이 더 재미있었다” 고 회상했다.

1. 제황산공원 진해탑에서 내려다본 진해시 전경.
2. 진해시에서 벚꽃이 제일 예쁜 로망스 다리 옆의 벚꽃나무. 다리 옆으로 1.5km의 벚꽃 터널이 펼쳐져 있다.
3. 군항제가 열리는 시내 한쪽에 자리 잡은 거리 화가. 진해 군항제는 해마다 성대하게 열렸는데, 올해는 천안함 사건
   으로 많이 축소되었다.



꽃이 피었다, 눈이 시리게…

진해시는 규모가 작아 웬만한 곳은 걸어서 다닐 수 있다. 벚꽃 거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로망스 다리도 시내 중심에서 가깝다. 로망스 다리는 진해 입구인 파크랜드에서 진해여고까지 여좌천을 따라 약1.5km의 벚꽃 터널이 펼쳐진 곳으로, MBC 드라마 <로망스>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졌다.

“제가 어릴 적에는 여좌천 수로에서 물고기를 잡았어요. 로망스 다리 바로 위에 남부내수면연구소가 있거든요. 거기에 저수지가 있는데, 한번씩 물을 뺄 때마다 여좌천으로 물이 쏟아져 내려오죠. 그때 물고기도 함께 쓸려 내려왔거든요. 수로 구멍에 바구니를 대고 있으면 물고기만 걸러져요. 재미가 꽤 쏠쏠했는데…. 김 대리는 모르지? 촌에 살아서.”
“촌 아니거든요. 거기도 진해시랑 똑같아요.”
김정아 대리는 시내에서 좀 떨어진, 부산과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데, 그 때문에 심 대리는 김 대리를 항상 ‘촌사람’이라며 놀린단다. 솜사탕을 먹으면서 옥신각신하는 모습이 다정한 연인 같다. 하지만 오해 마시라. 심동혁 대리는 여우 같은 마누라와 토끼 같은 딸을 둔 어엿한 가장이고, 김정아 대리는 친한 고향 후배 사우일 뿐이다.

로망스 다리 위쪽에 있는 ‘진해 내수면 환경생태공원’은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기관이던 남부내수면연구소를 지난 2008년, 생태 관찰로와 관찰 데크 등 유수지 주변 산책로의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환경 생태공원으로 조성한 곳이다. 벚꽃이 피는 봄철과 단풍이 물드는 가을철에는 주위 경관이 매우 아름다운데, 벚나무 등 수만 그루의 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습지 등 자연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다. ‘민물고기 생태학습관’에는 토속종·천연기념물·멸종 위기종·보호종·고유종 등 강이나 호수에 살고 있는 어류, 패류, 갑각류, 양서류 등 총 50여 종을 테마별로 전시하고 있다.



1. 제황산공원으로 올라가는 모노레일카. 예전에는 365개의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했으나 요즘은 모노레일카 덕분에 단숨에 올라간다.
2. 해양공원에는 ‘해사체험관’, ‘해양생물 테마파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3. 해양공원에 있는 군함전시관인 강원함. 한국전쟁 당시 미군에 의해 실전 배치되었고, 2000년 12월에 퇴역한 후 전시관으로 이용하고 있다.



꽃이 만개했다,
온 도시가 연분홍빛으로 물들다

벚꽃이 흐드러진 진해시 전경을 한눈에 보고 싶다면 제황산공원으로 올라가야 한다. 시가지 중심에 위치한 이 공원은 진해탑이 있어 일명 탑산이라고도 부른다. 탑산에 오르는 계단이 365개라서 ‘1년 계단’이라고도 한다.

“정말로 365개인지 세어봤나?”
“몇 번 시도해봤는데, 중간쯤 가면 헷갈려서 포기하곤 했어요. 심 대리님은 세어봤어요?”
“어데, 나도 못 세어봤지.”

숨을 헐떡이며 올라가는데, 계단에 10개 단위로 숫자가 표시되어 있다. 김 대리나 심 대리처럼 헤아리다 중간에 포기한 사람을 위한 배려일까? 계단 중간쯤에 서서 숨을 고르고 있는데, 머리 위로 노란 모노레일카가 씽~올라간다. 얼마 전 진해시에서 관광도시로서 입지를 굳히겠다며 모노레일카를 설치했다고 한다. 진해는 할머니, 할아버지 등 나이 지긋한 관광객이 많아 모노레일카가 인기 만점이란다.

진해탑 전망대에 올라가니 진해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온통 연분홍빛인 도시 남쪽으로는 시원한 바다가 펼쳐지고 서쪽, 북쪽, 동쪽으로는 장복산, 불모산, 웅산 등 크고 낮은 산이 에워싸고 있어 천혜의 요새가 따로 없는 듯하다. 이래서 일제강점기에 일본 해군이 진해를 군항으로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제가 진해를 군항으로 만들면서 시가지 경관을 위해 10만여 그루의 벚나무를 심었다고 해요. 자기들을 상징하는 꽃이다 이거죠. 그러다 광복 이후 다 벌채했는데 그 벚나무의 원산지가 일본이 아닌 제주도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1960년대에 다시 묘목을 구해서 심었다고 합니다.”
군항제 팸플릿을 보면 진해 벚꽃의 원산지가 제주도임을 강조하는 내용이 있다. 군항제가 충무공의 정신을 기리는 행사고, 진해 중심지에는 이순신 장군의 동상도 서 있는 만큼 ‘사쿠라=일본’이란 고정관념을 불식, 희석시키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꽃이 진다, 꽃잎이 분분히 흩날린다

진해까지 와서 벚꽃만 보고 갈 수는 없는 노릇. 우리 해군의 위용을 느끼기 위해 해양공원으로 향했다. 해양공원에는 ‘해사체험관’,‘해양생물 테마파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데, 그중 으뜸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에 의해 실전 배치되었고, 2000년 12월에 퇴역한 강원함을 전시관으로 운영하고 있는 ‘군함전시관’. 군함 내부는 물론 함장실 등에는 사용하는 물건이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어 군인의 함상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군함 내부는 생각보다 좁고 미로 같았다. 문득 천암함이 생각나 마음이 숙연해졌다.

이제 며칠 지나면 팝콘처럼 터진 꽃송이들이 함박눈처럼 펑펑 흩날릴 것이다. 벚꽃은 피어 있을 때도 예쁘지만 바람에 흩날리며 떨어질 때도 볼만하다. 한껏 흐드러지게 폈다가 한순간에 지는 벚꽃은 짧은 봄과 닮았다. 특히 올해처럼 이상 기온일 때는 더욱더. 꽃잎이 바람에 흩날려 사라진 벚나무 가지에 초록 잎이 돋아나고, 꽃 기운에 들떠 있던 진해는 예전의 차분한 모습으로 돌아가 초여름 맞을 채비를 할 것이다.





심동혁·김정아 대리는요…
상냥한 사투리가 매력적인 진해 토박이 사우들입니다. K-water 경남 지역본부 동료이자 고향 선후배사이라 더욱 각별하다는군요. 진해시를 손바닥 보듯 꿰뚫고 있어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취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어린시절 추억까지 곁들인 가이드 덕에 더 재미있는 여행이었습니다.

 



♡ 본 컨텐츠는 한국수자원공사 사보(물, 자연 그리고 사람)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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